기독교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경전인 성경에 대한 기본적인 성격 규정부터 새롭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성경은 말 그대로 ‘옛 언약’을 의미하는 ‘구약’과 ‘새 언약’을 의미하는 ‘신약’으로 이뤄진 경전인 만큼 기본적으로 예언서라는데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 교계에서 성경의 예언적인 부분은 사실상 무시되고 있을 뿐 아니라 그나마 성경 속 예언은 ‘지구 종말’과 동일시되는 부정적인 이미지뿐이라는 지적이다.

 예언이 도외시되면서 성경은 현세를 살아가는 사회인으로서의 도덕적 규범을 제시하는 ‘교훈서’ 역할에 한정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성경의 기본 성격이 왜곡되면서 타 종교와의 차별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욕심을 버리고 남을 배려하는 등의 현대인이 갖춰야 할 도덕규범이나 마음 자세를 강조하는 신앙은 굳이 기독교가 아닌 타종교에서도 찾을 수 있다는 것. 여기에 현세의 출세와 안위 등 기복적인 면이 더해지면서 타 종교와의 차별성은 더욱 희박해졌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1천 명의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신앙생활을 하는 이유’를 조사한 올해 초 보고서에 따르면 성경상의 ‘구원·영생을 위해’(31.6%)라는 응답보다 ‘마음의 평안을 위해’(38.8%)라는 응답이 높았다. ‘건강·재물·성공 등 축복을 받기 위해’(18.5%)서라는 응답까지 합하면 상당수 기독교인이 기복적인 신앙을 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성경을 통해 신앙의 기준을 세우지 못하고 기복적·교훈적 신앙에 매달리는 상황에서 대형교회의 무한 성장주의와 목회자들의 잇단 일탈이 겹치면서 기독교인들이 대거 교회를 떠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최근 국내 주요교단들의 교세통계를 보면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가 지난해보다 4만 명의 교인이 줄었으며 예장 합신총회는 2천400여 명, 기독교대한성결교는 2만 명 이상, 한국기독교장로회는 8천 200여 명의 교인이 지난해보다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성경의 예언에 담긴 하나님의 약속과 그에 따른 신앙인의 소망을 제대로 일깨워주는 일이 시급하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현 기독교가 수백 개 교단으로 갈라지면서 성경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할 기반이 부재한데다 타 교단에 대해선 배타적인 분위기가 워낙 강해 성경 해석에 대한 연구와 교류가 전무하다시피 하다는 점이다.

 더욱이 성경의 예언적 부분이 해석상 난해하다는 이유로 이에 대한 교육이나 연구 자체를 ‘이단시’ 하는 풍조까지 만연해 성경 연구에 대한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교단과 교회, 목회자 스스로가 성경을 교훈서로 한정짓고 예언에 대한 일반 교인들의 호기심이나 지적인 갈급함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이유이다.

 기독교인을 자처하지만 교회는 나가지 않고 있다는 김한수(36) 씨는 “구약과 신약이 옛 언약, 새 언약이란 내용조차 생소하며 예언 부분은 들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교회 설교에서 유대인들의 교훈서인 ‘탈무드’의 내용까지 인용될 정도로 예수님이 제시하는 믿음과 소망이 상실된 채 교훈과 기복에만 매달리는 교회들의 모습은 실망스러울 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