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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컬링이 남긴 것
스포츠 외교의 성과
임도건컬럼리스트 기사입력  2018/02/2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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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통예술신문 임도건컬럼리스트)17일간의 스포츠 축제가 막을 내렸다. 남북단일팀이란 초기 논란에도 불구하고 평화증진에 크게 기여했다. IOC를 포함, NBC/BBC 등 주요외신들도 이번 올림픽이 완성도 면에서 사상 최고였다고 평가했다. 400억 원대의 적자라는 예상과 달리 스포츠 외교의 최대 흥행이었다.
 
실제 적자폭이 크지 않고, 잘하면 흑자전환까지 기대되는 가운데 공식집계까지 두고 볼 일이다. 한국(후원)기업들이 평창프리미엄을 얼마나 누릴지 미지수지만 대외 인지도 향상을 감안하면 수익 전망이 그리 어둡지 않다. 자동차와 스마트폰시장에서 평창(Limited)에디션 출시가 첫 신호탄. 5G 환경이 구축된 가운데 갤럭시 S9 시리즈가 포스트 평창 마케팅에 반영될 분위기다.

이번 올림픽의 특징은 크게 세 가지.
첫째, 동계 스포츠가 유럽의 전유물이란 점에는 변화가 없었다. 스칸디나비아의 부국 노르웨이가 1위를, 유럽과 북미의 독일, 캐나다, 미국, 네덜란드, 스웨덴이 뒤를 이었다. 둘째, 17개 메달로 종합 7위에 오른 우리나라는 (11위의) 일본, (16위의)중국을 따돌리고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쇼트트랙 남자5000미터와 여자1000미터의 계주 탈락이 아쉽다. 두 종목마저 석권했다면 애초계획 (금)8-(은)4-(동)8-종합 4(위)도 달성할 수 있었다. 셋째, 기록은 깨지기 위해 존재한다고 했던가? 각본 없는 이변은 스포츠의 매력 중 최고다. 
 
스켈레톤과 4인승 봅슬레이, 스노보드, 여자컬링, 팀 추월, 매스스타트에서 뜻밖의 쾌거를 이루었다. 자기 밥그릇 챙기며 짜증만 유발하는 정치인에게 ‘국민대표’라는 호칭은 과분하지만, 뭉클한 감동을 선물한 우리 선수들을 “국가대표”로 부르는 것은 결코 아깝지 않다. 특히 이번 대회 첫 공식종목이 된 매스스타트에서 이승훈이 초대 챔피언에 오른 것은 의미가 크다. 
 
가장 큰 성과는 여자컬링 팀의 선전. “영미~영미”라는 신조어와 함께 의성의 (흑)마늘을 전 세계에 알렸다. 8:3석패에도 불구하고, 불모지에서 시작 4년 만에 세계 2위에 오른 것은 빛나는 금자탑이다. 백미는 단연 한-일 준결승전. 엑스트라엔드에서 일본의 후지사와 사츠키가 던진 마지막 스톤이 하우스에 안착할 때 불안한 예감이 스쳤다. 이때 스킵 김은정이 “신의 한수”를 던졌다. 간절한 스위핑과 기도를 담은 마지막 스톤이 하우스 중앙에 멈추자 전 국민의 심장도 함께 멎었다. 역사적 순간이자 새 역사의 시작이었다. 전날 쇼트트랙의 부진을 한 방에 날렸다.

컬링, 일명 “알까기 당구”는 스포츠의 감동뿐 아니라 정치에도 큰 반향을 준다. 한반도 운전대를 잡은 문 대통령이 비핵화(하우스 중앙)를 향한 드로우(throw)샷을 던진 가운데 초당적 협력이 필수이건만, 1야당이 스위핑(sweeping)을 돕지 않으면 통일이란 금메달을 놓치게 된다.
 
대승적 남북대화를 앞두고 선수들끼리 반목하면, 그야말로 가장 어리석은 자충수다. 정부라고 다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국가의 명운을 놓은 순간에서만큼은 힘을 보태는 게 옳다. 이런 상황에서 단합과 지지는 여당의 집권연장이 아닌 국민 전체의 행복과 안위를 위한 것이다.
 
올림픽이 끝나고 북한 응원단과 ‘이방카’도 돌아갔다. 이제 남북대화가 북미대화로까지 이어질지가 관심사다. 하나 된 열정(Passion connected)은 반환점을 돌았다. 미국의 역할을 어떻게 조율할지가 관건이다. 미국은 한국 전자제품에 대한 수입제한 조치도 모자라 GM의 한국철수라는 강수를 두었다. 미국의 적자기업-GM의 회생을 제3세계 자본으로 만회하려는 속셈을 우리가 모를 리 없다. 산업통상자원부를 압박해 GM본사를 돕지 않으면 한국GM의 군산공장을 철수시키겠다는 것. 이러한 “먹튀” 논란에는, 연임을 노리는 트럼프의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다.
 
차기 대선후보 오프라 윈프리에게 밀린 지지율을 자신의 딸 ‘이방카’를 앞세워 여론을 반전시키려고 한다. 평창 이후 남북대화가 가시화됨에 따라 미국은 한반도 헤게모니(동의에 의한 지배)를 잡으려 한다. 강력한 대북압박으로 안보불안을 야기해야 전시작전권 이양 및 사드 추가배치 등 한국과의 방위산업 거래에 우위를 점하고, 그 카드가 통하지 않으면 통상압력과 FTA 재협상으로 몰아 부칠 속셈이다.

안보위기와 통상압력의 두 카드를 교대로 사용하는 트럼프의 강온 전략에 국내 보수 세력이 솎고 있다. 필요이상의 안보강조로 반공시대 노년층 결집을 노리는 보수당을 역이용해 미국 의존도를 높이려는 것이다. 당장에는 영향을 줄지 모르나, 결국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장사다. 일방적으로 휘둘리지 않으면서 주도해 나가는 것이 숙제다.
 
결별할 수도 없고 무조건 따라가자니 불편한 미국. 미묘한 애증관계다. 어렵게 잡은 운전대에 GPS를 교란시키는가 하면, 트럼프와 아베는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를 교대로 밟으면서 자국의 이익을 위해 젊잖게 방해한다. 자기 등 가려운 데 남의 다리 긁고 있다. 대안은 뭘까?
 
트럼프 임기 동안 마찰은 최소화하되 반 트럼프 세력 중 친한 파 민주당 후보와 연대하는 경우다. 오프라 윈프리이건, 힐러리 클린턴이건, 트럼프 대항마를 밀어야 하는데, 집권 초반기 현재로선 힘겨운 선택이다. 저학력-저소득 백인 노동자들을 위한 보호무역주의가 약간의 공감을 얻을지라도, 그것이 트럼프 개인의 집권 연장 야욕과 그로인해 한국경제에 통상압력으로 돌아온다면 우리로선 민주당 후보와 연대하는 수밖에 없다. 빅터 차(Victor Cha)교수의 주한 미 대사 임명철회가 그 단적인 예다.
 
주말이 지나면 3월이다. 간절기 살얼음 밑에서도 시냇물은 흐른다. 쇼트트랙이 효자종목이지만 자칫하면 또 금메달을 놓친다. 평창 아레나의 숨 막히는 질주가 외교안보라인에서 재현될 시점이다. 안경선배 김은정의 “신의 한수”가 또 한 번 영미~영미를 부른다. 평창을 가드로 세우고, 북한을 런백(runback)으로, 미국을 컴-어라운드(come around)로 활용해야 평화에 하우스인(house-in) 한다.
 
사이는 좋지만, 하는 짓이 미운 미국. 한반도 운전대를 자기 맘대로 못하면, 통상압력(GM)으로 조이는 트럼프. 선한 마음을 품고 선조들의 아름다운 선교전통을 이어주길 바란다. 미국 대통령들의 영적 스승, 빌리 그레이엄의 소천이 아쉬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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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2/27 [11:30]  최종편집: ⓒ 국악디지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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