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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매, 중재, 중개?
임도건컬럼리스트 기사입력  2018/03/06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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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통예술신문 컬럼리스트= 임도건]포스트 평창의 최대이슈는 남북정상의 만남이다. 긴 여정 끝에 김여정이 방남했고 정부는 답방 차원에서 특별사절단을 파견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수석으로 한 특사단은 7-80년대의 밀사와는 성격이 다르다. 스포츠 외교가 남북 간 해빙무드를 조성한 가운데 이번엔 외교적 성공을 기대할 차례다. 한반도 비핵화를 통한 항구적 평화를 정착시키려는 문 대통령의 확고한 뜻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수석대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대미 전문가요, 수차례 방북 경험을 가진 서훈 국정원장은 노무현-김정일의 정상회담을 이끈 대북 전문가다. 그 외 천해성 통일부 차관,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김상균 국정원2차장 등이 동행했다. 당초 거론된 임종석 비서실장은 불필요한 정치공세를 피하고자 명단에서 빠졌다.
 
이번 특사단은 권력서열 중심의 김여정 방남보다 훨씬 더 강한 전력이다. 친서에 담긴 내용이 대화의 성과를 좌우할 터. 단기적으로는 남북정상을, 중장기적으로는 북미 대화를 중매하는 것이 목표다. 실무진의 동행은 3월9일 시작될 패럴림픽의 북한참가 규모 및 이산가족 상봉, 개성공단을 통한 남북 경협 등 다양한 의제를 조율하기 위함이다.

이번 방북이 북미 대화를 위한 중매? 중재? 중개? 인가를 놓고 논쟁이 뜨겁다. 의미상의 큰 차이는 없지만 필자의 눈엔 ‘중개’외교라는 표현이 제일 낫다. 중매는 신랑과 신부를 맺어주면 임무 끝이다. 중재는 이혼소송 커플에게 가정법원이 숙려기간을 주어 화해를 끌어내고, 잘 안 되면 행정처분만 내리면 된다. 반면 중개는 부동산업자들이 임대·임차인을 충족시켜 실익을 챙기는 장본인이다. 중매와 중재는 일 처리가 끝나면 더 이상 할 일이 없지만, 중개자는 계약 성사 후에도 두고두고 감사인사를 받는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이라 부르던 게 30년 전인데, 이제 한발 더 다가선 느낌이다. 살아생전 혈육상봉을 열망하는 8-90대 어르신들은 얼마나 애절할까? 이토록 오래 기다려 공들인 방북인데 기껏 한다는 말이 ‘북한핵개발 축하단’이란다. 비판치고는 참 생뚱맞다. 반대하는 것이 야당(opposition party)의 생리라 해도 이건 정말 아니다.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품격을 갖춰야 지지율이 오를 텐데 참 안타깝다. 명분과 대안도 없이 반대를 위한 반대만 일삼으면 뭐 어쩌자는 건가?

암튼 뚜껑은 열렸고, 일은 진행 중이다. 정부는 1박2일 방북 성과를 일차적으로 미국에 이어 중국·일본과도 공유할 것이라 밝혔다. 당사자 남북이 주체적으로 해결할 문제인데 왜 굳이 미국에게 보고하냐고 불평할 수도 있다. 딱히 틀린 주장은 아니나, 설령 심정적으로는 그렇다 하더라고 현실적으로는 미국의 힘과 외교력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정부의 딜레마는 북한·중국·미국·일본을 모두 만족시키는 고차 방정식을 푸는 것이다. 세상에 쉬운 일 없다지만 못할 일도 없다. 봅슬레이가 그렇고 여자 컬링이 그랬다. 독일이 가능했다면 우리라고 왜 안 될까?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텐데 소모적인 대화나 시간 끌기용 기만에 왜 또 속아야 하냐고 볼멘소리를 하는 자들이 있다. 일리가 있고, 틀린 말도 아니지만,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다. 한반도 평화는 북한의 비핵화다. 관건은 핵개발을 포기(폐기)해야만 대화하겠다는 미국과 핵보유국으로 인정해달라는 북한의 “이해충돌”이다.
 
경제제재, 인권문제 부각, 국제사회의 고립, 내부 쿠데타에 의한 붕괴 등 미국이  다양한 변수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한반도 운전대를 잡은 우리로서는 핵 폐기라는 강한 단어보다 비핵화라는 순화된 언어로 대화를 끌어냈다. 즉각 폐기 대신 잠정 동결을 목표로, 일단 대화의 물꼬를 튼 다음 점진적 비핵화로 가자는 것이다. 미국에게 대화의 문턱을 낮추고, 북한에게도 성의를 보이라는 이중 메시지를 던지며 설득하는 이유다. 실무진은 지칠 것이다. 그럼에도 대화는 계속돼야 한다. 파경이든 극적 화해이든 대화의 과정을 생략할 수는 없는 노릇.

결론은 명쾌하다. 시작은 남북대화요 끝은 북미 대화다. 단 변수가 있다. 북한과 애매한 관계에 있는 중국을 어떻게 설득하느냐다. 완전폐기는 아니어도 최소한 국제사회에서 욕먹지 않을 정도의 북한, 다시 말해 지금보다 조금 더 나은 인권사회로 만들 수 있다면, 중국도 북한의 비핵화에 일조할 수 있다.

위안부 문제로 불편하지만 일본도 전략적 동반자로 활용할 수 있다. 중국과 일본의 지렛대를 활용하기 위해선 미국역할이 제일 중요하다. 미국의 눈치를 보자는 게 아니다. 해결 적임자인 미국의 역량과 역할을 최대 활용하는 것이다. 겉만 보고 미국에게 놀아난다고 비하하지 말자. 그래도 우리 자존심은 구겨지지 않는다.  통일이란 추수를 위해 기다릴 것뿐이다.

[전국인민정치협상대회]과 [전국인민대표회의]라는 양회 장악을 통해 장기 집권을 노리는 시진핑 주석. 교활함과 지혜가 뒤섞인 중국의 대외전략은 ‘화친굴기’와 ‘도광양회’다. 이것의 한국적 버전은 무엇일까? 다자외교를 통한 한반도 통일이다. 일약 세계 7대 강국으로 도약하게 된다. 김여정이 오기까지 긴 여정이었다. 이제 특사단이 가속페달을 밟을 차례다. 누가 뭐래도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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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3/06 [19:53]  최종편집: ⓒ 국악디지털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