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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놉티콘(panopticon)과 반옵티콘(banopticon)
임도건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8/04/17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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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통예술신문 칼럼니스트=임도건]가만히 있다고 안 보는 게 아니고 침묵한다고 할 말이 없는 건 아니다. 어느덧 세월 호 추모 4주기다. 304명 못다 핀 꽃들의 명복을 빈다. 와중에 금융감독원장의 사퇴 소식과 드루킹의 기사조회 수 조작사건이 정계를 달군다. 경찰은 신분상승을 노렸으나 실패한 로비로 결론 내렸으나 정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안 보는 것 같아도 유심히 보고 자세히 보는 것 같지만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  인터넷 세상! 윈도우는 세상을 엿보는 창이자 세상이 나를 훔쳐보는 창문이다. 이른바 천망회회 소이불실(天網恢恢 疏而不失)이다. 하늘의 그물이 크고 엉성해 보여도 모든 행동에 따라 선악 간에 심판한다는 것이다.

시대의 역설: 파놉티콘과 반옵티콘의 공존
파놉티콘과 반옵티콘이 겹쳐는 요즘. 파놉티콘은 높은 망대에서 재소자를 한 눈에 감시하는 원형감독을 뜻한다. 신이 피조세계를 살핀다는 것의 반영이다. 이와 달리 반옵티콘(banopticon)은 눈엣가시들을 직·간접으로 조직에서 내쫓는 추방의 아이콘이다. 임금이나 신분상승을 미끼로 체제 순응자(yes-man)들만 곁에 둔다는 것이다. 전자가 신적 세계의 축소판이라면, 후자는 인간권력의 전형이다.  
 
권력의 속성 중 하나는 정보의 제한이다. 지위가 높을수록 열람 가능한 기밀정보가 많은 반면, 일반민들은 여과되거나 언론이 편집한 정보만 접한다. 과거 정부의 민간인 사찰이 그랬고 고객정보 유출과 보이스피싱이 그렇다. 시대가 바뀌니 국정원장이 구속되고 카·톡 대화를 공개하니 부정행위들이 모두 드러난다.

감시자와 피·감시자들의 대립이 맞서는 요즘. 시민들은 하루 평균 78회 이상 CCTV의 감시를 받는다. 권력은 치안을 위해 감시가 불가피하다고 하고, 피지배자들은 지나친 사생활 침해라며 맞선다. 삼성이 직원들의 행보를 일일이 감시하면서 노조결성을 조직적으로 차단해 왔단다. 권력은 파놉티콘으로 지배하고, 피지배자들은 키보드 전사로 돌변하여 상류층 비리를 고발한다. 미투(#metoo)로 촉발된 ‘을’의 반란이 거세다. 조현민 사태가 그렇다.

물벼락이 날벼락으로 돌아오다.    
 
▲  조현미 구설수    ©전통예술TV

땅콩회항(Nut Rage)으로 철퇴를 맞은 조현아. 집행유예 2년 만에 KAL호텔 이사로 복귀했지만 이번엔 동생 조현민이 구설수에 올랐다. “갑”질 물벼락이 “을”의 날벼락으로 돌아온 것이다. 자숙할 분위기인데 당당히 휴가를 떠났다니...급거 귀국 해 사과했지만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 보도된 음성파일과 자료화면을 봐도 동정심이 생기질 않는다.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반의사불벌죄(反意思不罰罪)가능성도 없어 보인다. 단순폭행을 넘어 특수폭행 혐의까지 점쳐지고 미국 시민권자로 진(JIN)에어 등기임원으로 일하는 등, 여론반발이 커지자 대기발령을 했단다. 아비의 삐 뚫어진 자식사랑이다.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2-3년 간 뼈아픈 자숙 시간을 줘야한다. 어설픈 회개 ‘코스프레’하다가는 국적기 칭호를 박탈당할 수 있다.     
 
어떤 권력이든 합당한 권위가 뒷받침되어야 존중받을 터. 지배자의 임기가 끝나면 과거의 권력남용은 피지배자의 굴기에 부딪힌다. 중세교회 그레고리 7세와 하인리히 4세의 서임 권 투쟁이 그랬다. 교권과 국권이 대립하는 사이, 제도권에서 상처받은 평신도들은 루터의 만인 제사장설을 지지하면서 개인구원의 기쁨을 회복할 수 있었다. 시대를 막론하고 지배자들이 새겨야 할 역사 교훈이다.   
 
경영주가 임면권을 앞세워 부하직원의 영혼까지 지배하려 든다면, 언젠가는 치명상을 입는다. 기업혁신이 절실하다. 남 주기엔 아깝고 데리고 있자니 센스 없는  계륵들. 경영자에겐 월급도둑이지만 어쩌면 정직한 이들이 조직발전의 밑거름이다. 시간이 걸려도 올바른 과정을 거쳐야 개인과 조직이 동반 성장한다. 사다리 형 위계보다 쌍방향적 파트너 의식이 필요한 이유다.
눈에 보이지 않는 지하수가 생태계의 뿌리이듯, 인성이 결여된 성과지상주의가 결국에는 내출혈을 야기한다. 몸속은 곪아 터지는데 몸매만 갖춘 꼴이다. 개인도 그러니 기업과 국가는 말할 것도 없다. 국민소득 30000$ 시대. 정직과 성실에 대한 보상기제가 튼실해야 진짜 선진국이다. 모든 권력은 신을 모방한다. 그러나 물벼락 던지다 날벼락 맞는다. 파놉티콘와 반옵티콘의 선순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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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4/17 [12:46]  최종편집: ⓒ 국악디지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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