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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단과 결판 사이의 세기적 빅딜
임도건컬럼리스트 기사입력  2018/06/12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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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통예술신문 컬럼리스트=임도건]우여곡절 끝에 D-day가 밝았다. ‘트럼프 버거’와 ‘김정은 김밥’ 메뉴에서 플로리다 “마라라고” 여행상품 출시까지 숱한 화제를 낳은 두 주인공이 만난다. 세기적 빅딜은 과연 성공할까? 북미정상회담이 한반도와 동북아를 넘어 세계의 이목을 끄는 것은 당장의 국익을 넘어 21세기 역사의 중요한 전기로서, 기로에 선 우리는 향후 30년의 삶이 결정되는 핵심 당사자다.   

첫 소개팅에서 금방 친해질 순 없지만 한 눈에 반한 커플도 있다.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이번 만남을 성사시키려는 이유는 회담성과에 따른 떡고물을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평생을 준비했다고 너스레를 떨고  북한은 후퇴가 어려운 상황에서 절박함을 드러냈다. 약간의 정치·외교적 수사가 가미되었다 해도 이번 상봉이 갖는 세계사적 의미는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다. 남·북·미는 물론 중·일에까지 복합다층적인 파장이 미치기 때문이다.
북한의 선택만 남았다. 가난한 핵보유국으로 남을 것인가? 핵을 포기한 개도국이 될 것인가? 두 질문 행간에 ‘일부’ 혹은 ‘전면’이 포함될지가 관건이다.

협상의제는 네 가지. 첫째, ‘CVID’와 ‘CVIG’(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Guarantee)의 타협 여부. 둘째, 이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마라라고에서 2차 회담 성사 여부. 셋째, 하나의 과정으로서 종전 선언문의 채택 여부. 넷째, 이 모든 것을 조율할 우리정부의 역할이다.   

트럼프의 어제 발언이 막판 변수다. 트럼프는 한 인터뷰에서 이번 회담을 “평생 준비해왔고, 김정은의 진정성 파악에는 1분이면 충분하며, 따라서 북한이 위대한 나라가 될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강조했다. 워싱턴은 이를 두 가지로 해석했다. 일괄타결을 위한 최후통첩이자,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또 하나의 선제공격이라는 것. 미국은 2020년까지 완전한 비핵화를, 북한은 그에 따른 체제 보장과 경제발전 지원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이 시점에서 김정은이 싱가포르 리센룽(Lee Hsein Loong, 1952~ )총리를 만났다. 리센룽은 초대 총리 리콴유(1923-2015)의 아들로 시진핑의 정치 멘토이자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의 조언자로 전해진다. 개최국 싱가포르가 김정은의 체류비용을 흔쾌히 지불하기로 한 것도 의미가 크다. 일시 중단된 북한-싱가포르 교역이 재개될 신호이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핵동결-신고-검증-무력화-핵 폐기>로 이어지는 북한의 단계적 주장에 반대하면서 과감하게 핵 폐기부터 하라고 요구했다. 대북전문가에 따르면 북미 양국은 핵 원료생산지 ‘영변’에서 사찰단의 복귀를 합의문에 넣을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국제원자력기구(IAEA) 산하 방북 사찰단은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의 현장, 영변 핵시설을 둘러볼 것인즉, 일본은 30억 원의 사찰비용을 대겠다며 저팬 패싱(Japan Passing)을 잠식시키려한다.

가장 큰 이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ICBM)의  국외반출 여부. 트럼프는 핵탄두, 핵물질, ICBM의 해외반출을 요구하나, 북한으로선 수용하기 어렵다. 따라서 성김-최선희 라인과 폼페이오-김영철 라인에서 합의되지 않을 경우 북미관계는 다시 안개정국에 빠진다. 이른바 결단과 결판 사이를 오가는 위험한 줄타기다. 세계체제의 컨트롤 타워임을 자처하는 트럼프가 초강대국 프리미엄을 앞세워 낙관론을 펼치지만 악마는 언제나 디테일에 숨어있다.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트럼프가 어떤 '당근'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김정은 선택은 달라질 수 있다. 큰 틀에서 결단은 확고하지만, 과열된 승부욕이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초미의 관심사는 종전선언문 채택 여부. 현재로서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종전선언문]이 조약이나 협정이 아닌데다 의회 인준도 필요 없고, 따라서 최소한의 성과물로 생색내려는 트럼프 입장에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이것이 한·미 모두에게 중요한 이유는 종전선언이 평화협정으로 나아가는 디딤돌이자 북·미수교와  그에 따른 경제지원에서 일정부분 한국의 도움을 청하는 명분을 주기 때문이다.

골든타임, 10:20분이면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첫 마디가 무엇이고 악수가 몇 초간 이어질지가 흥미롭다. 평화를 위장한 포옹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거래의 기술과 은둔의 블러핑이 격돌하는 최고수의 밀-당. 돌이킬 수 없는 치킨게임이 될지 극적 타협이 이뤄질지, 결단과 결판 사이를 오단 6월12일은 역사적 순간이자 새로운 역사의 시작이다. 폼페이오에 맞서 중국·러시아의 협조를 청한 북한 외무상 리용호의 카드가 궁금한 오늘. 미스터리의 미스테리가 판도라의 상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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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6/12 [07:23]  최종편집: ⓒ 국악디지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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