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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의 교훈, 견지망월과 불파불립
임도건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8/06/21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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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통예술신문 칼럼니스트=임도건]한국축구팀이 러시아 월드컵 첫 승에 실패했다. 한 해설위원은 ‘한국인은 이기는 것만 좋아할 뿐 축구 자체는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정치도 마찬가지. 선거의 결과에 일희일비해도, 정작 민주주의 발전은 뒷전인 모양이다.  

지방선거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한 지표로, 지역공동체의 삶과 민심을 그대로 반영한다. 북·미 정상회담에 묻힐 수 있었는데, 온 종일 생중계로 최고 투표율(60.2%)을 기록했다. 아래 득표현황은 더불어민주(민), 자유한국(한), 바른미래(바른), 민주평화(평), 정의(정), 무소속(무)순으로, 도표에 생략된 교육감 역시 진보진영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무소속
재 보궐
      11
       1

 

 

 

 
시도지사
      14
       2

 

 

 
    1
구시군장
     151
      53

 
     5

 
   17
시도의원
    605
    113
     1
     1
     1

16
*출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www.nec.go.kr) 2018

결과는 여당의 압승과 야당의 궤멸(Fadeout)적 참패. 당 덕분에 웃고, 당 때문에 울었다. 민주당은 대통령의 지지율(80%)에 힘입었고, 한국당은 홍준표 대표의 ‘막말’ 때문에 패했다. 정의당이 제3야당으로 부상한 반면, 한국당은 풍비박산이다. “잘못했습니다” 무릎 꿇기 퍼포먼스에 이어 중앙당 해체를 선언하는 등 수습을 꾀했지만, 성난 민심을 달래기엔 진정성이 부족하다.

여론은 냉소적이고 신랄하다. 남북정상회담을 “위장”쇼라 폄하하고, 한반도 중재(역할)론을 북미정상회담의 꽃놀이패로 격하시켰다는 것이다. 와중에 페이크(fake)뉴스가 소란이다. 이른바 SNS발 ‘트럼프 발언’이 그것. 영문출처도 없이 조잡한 화면캡처의 영상은 일부 극우단체가 트럼프의 입을 빌려 인터넷 공간의 익명성을 통해 남남갈등을 부추겼다.

남·북이 미·중 사이에서 균형 잡힌 외교로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만들어가는 와중에, 느닷없이 6·25를 들먹이며 한국이 미국에게 배은망덕했다는 주장이다. [한·미]와 [북·중], 이 둘의 호혜적 동맹관계를 격렬한 마찰구도로 왜곡한 것도 문제지만, 왜 강경하게 일괄타결하지 못하냐며 다그치는 성급함도 문제다. 민주주의와 평화는 연약한 꽃과 같아서 오랜 세월 물을 주고, 인내로 잘 가꾸어야 꽃을 피운다.

차제에 1야당은 어설픈 ‘위장 회심’쇼를 접고, 통렬하게 자기반성해야 한다. 말 그대로 가죽껍데기를 벗기는 개혁改革을 거쳐야만 그나마 회복이 가능하다. 시대정신을 읽지 못하고 TK지역에만 의존하는 것도 이번으로 마지막이다. 배타적 지배권에 젖어 된서리를 맞았다. 부산-울산-경남, 이른바 부·울·경에서도 텃밭이 사라졌다.


앞서 말한 궤멸(fade-out)적 참패란 표현에는 여러 함의가 있다. 원래 방송용어인 [fadeout]은 한 시퀀스(sequence)의 말미에서, 영상이 점차 어두워지다 ‘암전’에 이르는 것을 뜻한다. 1막이 끝나고 2막이 시작되기 전, 무대세팅과 배우가 교체되는 시기. 이제 촛불혁명 2기다. 2016년  겨울이 1기였다면, 2018년의 여름은 2막의 시작이다.

집권여당도 안주하기보다 더 무거운 책임을 느껴야 하고, 서울시장 후보 2위를 놓친 [바른미래]와 호남체면을 구긴 민주평화당 역시 새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이러다 정의당이 캐스팅 보터가 될지도 모른다. 무소속의 약진은 이번에 한 해, 개인능력 때문이지만, 재선에 성공하려면 소속정당을 가져야 할 것인즉, 대체로 승자의 편에 설 것이다. 선거는 끝났지만 변수도 남아 있다. 드루킹 특검과 경기도지사 스캔들 의혹이 그것. 현재로선 “NCND”이기에 수사종결까지 ‘엠바고’에 걸렸다.

이런 과도기에 등장하는 것이 ‘관계자’ 논란이다. 주지하듯이 고위관계자, 핵심관계자, (그냥) 관계자에 따라 정보출처와 신뢰도가 달라진다. 저널리즘 전문가에 따르면 고위관계자는 청와대 수석비서관이나 장·차관 발 워딩이고, 핵심관계자는 해당업무에 일하는 비서관 차원의 정보이며, 단편뉴스에 등장하는 관계자는 그냥 일선 직원의 인터뷰 내용이다.

기자들은 국민들의 ‘알’권리를 내세워 자신의 궁금증을 “관계자”의 입을 빌려 보도한다. 확인된 사실(fact)과 전해지는 예측(assumption)사이엔 증명 불가능한 중립지대(limbo)가 있다. 추정과 팩트 사이에는 예외 없이 ‘관계자’가 등장한다.

여기가 바로 칼럼니스트의 자리다. 단언컨대 정계개편은 반드시 일어난다. 이제 필요한 것은 두 가지. 여당에겐 견지망월(見指忘月), 야당에겐 불파불립(不破不立)이다. 선거결과에만 집착하다 민주주의 발전을 놓쳐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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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6/21 [09:41]  최종편집: ⓒ 국악디지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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