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전통문화예술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국악이 살아나야 나라도 국민도 살아납니다"
테마 인터뷰 임웅수 한국국악협회 이사장
선임기자 김태민 기사입력  2020/08/30 [09:28]

경기도 광명농악 인간문화재인 ()한국국악협회 제27대 임웅수 이사장은 현재를 경계로 과거와 미래를 함께 아우르는 모습이었다. 국악을 통해 유구한 전통과 창조적 미래를 어떻게 조화롭게 만들어 나갈 것인가를 화두로 끌어안고. 일제시대에 지어진 듯한, 흡사 영화 세트장 같은 건물의 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한순간 독립군 대장 같은 분위기마저 풍기며 열정적이었지만 차분하고 신중하게 입을 열었다. <대담 김갑식 편집국장>

 

▲     © 선임기자김태민

Q 몹시 오래된 건물이네요. 국악의 오랜 전통과 맞물려 인상적인 느낌마저 듭니다만.

우리 국악협회 사무실이 있는 이곳이 국악로입니다. 서울시에서 길도 넓히고 단장도 했지요. 다른 예술단체들은 예총 건물에 둥지를 틀고 있는데 우리는 월세 부담이 있지만 이곳 국악로를 지키고 있습니다. 현재 13개 분과위원회, 전국 17개 지회, 해외지부를 포함 169개의 지부를 두고 있는 우리 협회가 내년이면 60주년을 맞는데 변변한 회관건물이 없다는 현실이 이사장으로서 마음 아프고 부끄럽기까지 합니다.

 

Q 코로나 19로 문화예술계가 중병을 앓고 있습니다. 특히 국악계의 경우 큰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코로나 19는 일종의 역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인류가 자연의 섭리를 따르지 않고 절제되지 못한 물질문명의 홍수 속에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일어난 생태 파괴, 자연 파괴의 결과라는 것이지요.

이같은 위기는 단순히 질병 차원이 아니라 그동안 인류가 쌓아올린 전통가치의 붕괴가 더 심각한 후유증으로 남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포스트 코로나가 더욱 중요한 과제로 인식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 국악계도 직격탄을 맞아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협회 차원에서 코로나 19시대의 국악을 살리고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Q 이사장님은 지방인간문화재이시지요. 국악의 어떤 면에 매력을 느끼십니까?

우리 국악은 5천년 역사의 젖줄 따라 이어 내려온 우리나라의 전통음악예술을 총칭하는 것입니다. 어머니 품속 같은 것이지요. 자식들이 성장해 어머니 곁을 떠나 살아도 어머니 품속을 잊지 못하듯 우리의 정신세계 깊숙한 곳에는 국악의 그 예술혼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어디선가 흥겨운 장단이 들려오면 어깨짓이 절로 나고, 소리 한 대목 들려와도 귀를 쫑긋하는 게 우리네 모습입니다. 유구한 한민족의 웅혼한 기상은 바로 이같은 열정적인 예술혼에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를 들러보아도 우리나라처럼 음악이, 예술이 생활 속에 녹아내린 곳은 보기 어렵습니다. 전세계를 석권하고 있는 K-pop의 근저에 국악이 흐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Q 인간문화재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소홀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습니다.

나라에서 무형문화재 한 분 한 분을 인격적 개체로서 존중하고 지원하는 것은 기본적인 배려입니다. 현재 중앙의 경우 월 140만원의 지원금이 지급되고 있는데 솔직히 생활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무형문화재 한 분이 지니고 있는 문화예술적 에너지, 전통예술적 가치는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그분들이 평생 동안 이룩한 전통예술의 가치는 그 어떤 것으로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국가적 자산이 아니겠습니까?

지난해 어느 국회의원이 후진 양성 등 전승활동을 할 수 있게 하려면 최소한 월 500만원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냈었는데 저도 공감합니다. 정부와 입법 기관에서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는 노력이 절실한 때입니다.

 

Q 우리 기업 가운데 국악 지원에 나서고 있는 곳도 종종 눈에 띕니다.

오뚜기식품이 백화점 등 대형마트에서 자사 제품을 홍보하던 비정규직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습니다. 또 남해에서 판로를 찾지 못해 폐기처분될 다시마를 대량 구입, 라면에 넣었다는데 절망에 빠졌던 많은 양식 어민들이 큰 힘을 얻었다고 합니다. 기업은 당연히 이윤 추구가 목적이지만 이처럼 어려운 처지에 있는 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당사자들은 물론이고 국민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을 것입니다.

기업들이 이같은 시각에서 국악 중흥, 국악 발전에 함께 해줄 수 있다면 얼마나 바람직한 일이겠습니까? 후원기업을 발굴하여 윈윈하는 길도 모색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Q 국악문화 관련 행사들이 수도권, 특히 서울에 몰려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들려옵니다.

전국에 문화원이 150군데 이상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각 지자체마다 문화재단을 설립해 나름대로 지역문화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기적인 융합이랄까 그런 시스템적인 움직임이 없어요. 한 국가의 문화정책과 문화현장은 톱니바퀴처럼 움직여야 하는데 현재는 각자 도생하는 형국이라 참 안타깝습니다. 예총이 나서서 각 지역 문화원과 문화재단의 문화 에너지를 결집하고 분산하는, 총괄적이고 전반적인 핸드링을 통해 무대예술로 승화시켜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국악문화산업진흥법의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고 하던데요.

1972년 문화예술진흥법이 제정된 이후 13개 예술 부문 중 국악을 비롯해 무용, 연극, 사진 등 4개 분야를 빼고는 개별 진흥법이 시행중입니다. 국악문화산업진흥법은 17대 국회부터 모두 3차례 발의되었지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전통문화의 계승과 발전을 위해 지난 2008전통무예진흥법’, 2015공예문화산업진흥법’, 2019한식진흥법이 통과된 것에 비하면 너무 아쉽습니다. 올해에는 반드시 통과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아까 말씀하셨지만 내년이면 국악협회가 사람으로 치면 환갑을 맞습니다. 행사 계획이 있으실 텐데 소개해 주시지요.

현재 전국적으로 국악인구를 많게는 300만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인구에 걸맞는 일반 국민들의 인식이나 국가 정책이 매우 미흡하다는 것이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협회에서는 크게 4가지를 정해 놓고 있습니다.

첫째, ‘국악 헌장을 제정하여 5천년을 이어온 우리 민족의 뿌리이자 예술혼인 국악을 온 국민의 정신적 토대로 정립시키겠습니다.

둘째, 남북국악문화교류사업의 물고를 트겠습니다.

셋째, 국악 60년사를 책자로 펴내겠습니다.

넷째, 국악당() 건립의 초석을 놓겠습니다.

 

 


 

트위터 트위터 미투데이 미투데이 페이스북 페이스북 요즘 요즘 공감 공감 카카오톡 카카오톡
광고
기사입력: 2020/08/30 [09:28]  최종편집: ⓒ 국악디지털신문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