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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생력 없는 국악은 박물관의 골동품입니다”
직격 인터뷰 / 김명곤 마포문화재단 이사장
선임기자김태민 기사입력  2020/08/31 [17:43]

1975년 연극배우로 예술의 길에 들어선 김명곤 이사장. 1983년 이장호 감독의 영화 바보선언주연배우로 영화계에도 기별을 보낸 뒤 1993년 한국영화사상 최다 관객을 기록한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에서 각색과 주연배우로 관객들에게 인상 깊게 각인되었고 그해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도 수상한다. 스스로 자유로운 영혼, 영원한 광대라고 선언하는 그는 2000년 중앙국립극장장에 이어 2006년 문화관광부 장관 취임, 행정가의 면모도 보였다. 올해 마포문화재단 이사장으로 선임된 그가 말하는 코로나 19시대의 국악의 진로는?

<대담 김갑식 편집국장>

 

 

Q 코로나 19의 상황이 이렇게 오래 지속될 줄은 몰랐습니다. 마포문화재단은 주민예술가 1만 양성사업을 표방한 꿈의 무대를 비대면 디지털 콘텍트 사업으로 전환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 꿈의 무대의 비대면 사업은 언택트에서 한발 더 나아간 온택트개념이라는 이야기도 들려옵니다.

 

원래 꿈의 무대는 마포구민을 대상으로 한 생활예술 커뮤니티 사업으로 올해 3월부터 8개의 장르, 96개 커뮤니티, 2,000여명에 이르는 마포구민이 커뮤니티 활동을 시작하기로 했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잠정 중단되었다가 디지털 소통으로 위기를 극복하고자 커뮤니티 사업 최초 '비대면 디지털 콘텍트'로 사업을 전환한 것이지요.

 

수업은 참여하는 예술가와 기관, 주민과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여 실시간 쌍방향 수업, 과제 수행 수업, 콘텐츠 제작·활용, 유형별 혼용 수업 등 총 4개의 유형에 참여하는 커뮤니티의 장르와 계층에 맞는 맞춤형 수업을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사실 오래 전부터 예술의 영상화 필요성을 느껴왔습니다. 70~80년대에 해외 공연 영상을 통해 배운 점이 많았기 때문이지요. 70년대 프랑스문화원에서 세계적인 태양극단의 연극 ‘1789’를 영상으로 보았는데, 무대 위의 생생함이 영상으로 전달되는 데 놀랐습니다. 코로나 19로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우리도 해외처럼 공연 영상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제작할 수 있는 인력을 개발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     © 선임기자김태민


Q
이전에 이사장님도 말씀하신 것으로 기억하는데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는 전통공연예술계의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이번 코로나 19로 전통공연예술계가 직격탄을 맞은 참담한 모습에 마음이 아픕니다. 하지만 이런 기회를 통해서도 좌절하지 않고 미래를 향한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나가는 일이 매우 중요합니다. 사실 그동안 전통예술은 스스로 활로를 찾지 못했던 나약함과 무기력함을 경계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전통이란 과거에 안주하여 미래 비전을 소홀히 한 잘못을 과감하게 청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술이란 그 자체가 생명체입니다. 끊임없이 활로를 개척하고 성장하고 비전을 제시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생명체의 본질이며 특성이 아니겠습니까? 코로나 19로 무대가 즐고 아예 사라졌다지만 공연장과 예술단체는 물론 개인들도 온라인 쪽으로 방향을 돌려 공연실황을 생중계하거나 영상물을 유튜브 등을 통해 스트리밍하는 시도는 고무적인 변화라고 봅니다.

 

얼마 전 젊은 국악 연주가를 만났는데 공연이 어려워 1인 크리에이터로 새 활로를 찾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정책적인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더욱 바람직할 것입니다.

 

Q 이사장님께서도 국악인이시기도 한데 우리 국악계를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국악 역시 대변신을 해야만 합니다. 과거 우리의 국악 선배들은 끊임없이 노력했습니다. 창극이란 장르도 그런 노력의 결과이지요. 이제는 정부 등 공공기관의 지원에만 의지하는 구태에서 벗어나 창작력과 활력, 경쟁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이렇게 할 때 비로소 자생력을 갖고 이 무한경쟁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국악인 스스로 작가, 연출가, 작곡가가 되고 기획, 홍보, 마케팅 전문가가 되어 다른 예술 장르와 겨루어 이겨내야 합니다. 여기서 이긴다는 의미는 예술로서 국악의 진면목, 참된 가치를 유감없이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국악을 보전, 전승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하고 필요한 것은 홍수처럼 쏟아지는 이 다양한 문화 디지털 시대, 예술 융합 시대에 어떻게 호흡을 맞추어 나갈 것인가 하는 과제입니다.

 

Q 젊은 국악인들이 콜라보, 퓨전 등 새로운 시도를 하는 모습에 대한 찬반의 의견이 있습니다.

모든 예술장르가 마찬가지겠지만 우리 국악은 특히 젊은 세대를 키워야 합니다. 국악에 내재된 궁극적인 에너지는 사회의 근저를 힘차고, 아름답고, 열정적으로 움직이게 할 만큼 대단한 것입니다. 젊은 국악인들이 마음껏 예술적 에너지를 펼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고, 넓혀주고, 밀어주어야 합니다.

 

해마다 많은 젊은 국악인이 배출되고 있는데 그들을 수용하고 지원해 줄수 있는 시스템이 절실합니다. 특히 코로나 19로 예술환경이 바뀐 만큼 언택트, 온라인 시스템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지원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는 정부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큰 프로젝트겠지만, 국악 역시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한다면 박물관이나 골동품 가게의 유물처럼 변하여 종말을 맞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Q 지난 422일부터 5일간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 무대에 오른 흑백다방에피소드가 지금까지 화제더군요. 또 이 달 19일부터 전국 26CGV에서 개봉하는 공연영화 늙은 부부이야기도 관심이 높습니다.

흑백다방은 무관중 실시간 공연으로 주변에서 우려가 컸었지요. 관객 없이 공연이 가능할까 걱정했는데 온라인 중계 조회 수가 1만여 건이 넘어 무척 놀랐습니다. 이제는 카메라 너머의 관객까지 신경 쓰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느 분의 감상평을 살펴보니 인터넷을 통해 하이퀄리티의 연극을 감상할 수 있도록 문화향수와 문화복지에 초점을 맞추어 연극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준 온라인 공연 제공 단체에게 너무 고마워 하셨어요.

 

이분은 더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 공연 제도를 통해 문화를 향유하고 여가 생활을 폭넓게 즐길 수 있도록 온라인 공연 홍보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아주 고맙고 소중한 제안까지 해주셨습니다.

 

늙은 부부이야기는 예술의전당이 2013년부터 추진해온 싹 온 스크린(SAC on Screen)’ 사업의 첫번째 결실입니다. 극장 개봉을 염두에 두고 영화적 기법을 적극 활용해 공연 실황을 영상으로 담은 작품입니다.

 

Q 예술계 안팎에서 이사장님처럼 다재다능한 예술적 끼가 있는 분도 찾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지금까지 많은 역할을 해온 이사장님은 무엇으로, 누구로 기억되기를 바라십니까?

저는 주변 분들의 도움으로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벌써 한 세대 전입니다만 박초월 선생님한테 수궁가를 배워 창작판소리 금수궁가도 발표하고, 마당극 활동을 하며 극단 아리랑을 만들기도 했지요.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현재보다는 미래에 방점을 찍었던 게 늘 변화 속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자유로운 영혼, 영원한 광대입니다.

 

김갑식 편집국장 gugakpeople@gugakpeop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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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8/31 [17:43]  최종편집: ⓒ 국악디지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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