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예술을 매개로 잊혀져 가는 문화적 이야기를 되살리고, 그 안에 숨겨진 의미를 현대적 언어로 풀어내는 예술 단체가 있다. 바로 "세상만물 이야기꾼 빈빈정"(이하 빈빈정)이다.
▲'세상만물 이야기꾼 : 빈빈정' 단체 프로필 (사진=빈빈정 제공) © 정재원 기자
|
빈빈정은 전통예술의 고유한 언어를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내면서, 전통을 이어가는 한편 혁신적인 접근을 통해 관객들에게 새로운 예술적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그들의 작업은 단순한 전통의 재현을 넘어,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창조적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빈빈정의 대표 유경빈 씨와의 대화를 통해, 이 단체의 예술 철학과 향후 비전, 그리고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대해 더 깊이 있게 알아보았다.
[세상만물 이야기꾼 : 빈빈정] 한 줄 소개
|
'세상만물 이야기꾼 : 빈빈정'은 설화, 풍습, 민속신앙 등 잊혀져가는 이야기를
전통예술을 통해 풀어내는 ‘이야기꾼’입니다.
|
▲ '세상만물 이야기꾼 : 빈빈정' 유경빈 대표 (사진=빈빈정 제공) © 정재원 기자
|
Q : 빈빈정과 대표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A : 안녕하세요. 빈빈정 대표 유경빈입니다. 저는 현재 중앙대학교 전통예술학부에서 연희예술을 전공하고 있으며, 전통연희를 표현의 매개체로서 다양한 모습을 보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표현은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시각으로 보여집니다. 저는 다양한 시각으로 보일 수 있는 예술 표현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고, 다양한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풍자와 해학이 담긴 전통예술을 표현의 매체로 활용하게 되었습니다. 한 사람이 보고 느끼는 세상을 다양하게 표현하는 연희자가 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빈빈정은 전래동화, 민간신앙 등 대중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전통문화를 ‘연희’ 라는 매체로 풀어내고자 만들어진 단체입니다. ‘서로 다른 이야기를 갖고 모인 세 사람이 하나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을 목표로 연희극, 악기 연주, 무용 등 전통예술을 융합하고 있습니다.
펼 연(演), 놀이 희(戱)라는 ‘연희’의 한자 뜻풀이처럼, ‘이야기 속에서 펼쳐내는 놀이’ 가 빈빈정의 목표입니다. 세상의 다양한 이야기를 모아 전통예술로 풀어낼 수 있도록, ‘세상만물 이야기꾼’이 되어 관객들에게 다가가려 합니다.
Q : 빈빈정을 설립하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되나요?
A : 빈빈정은 모두 중앙대학교 전통예술학부 동문입니다. 학교에는 작품을 창작하고, 발표하는 수업이 있는데, “우리 같이 해볼래?” 하고 모이게 된 것이 빈빈정의 첫 시작이였습니다.
빈빈정의 팀명은 팀원인 유경빈, 오승빈, 김서정 팀원들의 마지막 이름을 모아 만들게 되었습니다. 팀명에서부터 알 수 있듯, 빈빈정은 각 팀원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의 개성이 매우 강합니다. 개성이 강한만큼, 각자의 이야기를 하나의 이야기로 모을 때 더욱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이 세 사람이 모이면 앞으로도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 수 있겠다’라는 생각에 지금까지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 '세상만물 이야기꾼 : 빈빈정' 김서정 팀원 (사진=빈빈정 제공) © 정재원 기자
|
Q : 단체 활동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거나 인상 깊었던 순간이 있나요?
A : 첫 작품인 야광귀(夜光鬼)를 준비했던 기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처음으로 모여 회의를 하고, 소품을 직접 제작하고, 대본과 음악에 대해 고민하는 등 작품의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달려들어 작업했습니다.
첫 작품인지라 고민도 많고, 걱정도 많았지만, 무대를 무사히 마무리했을 때의 그 기쁨은 배로 다가왔습니다. 최선을 다해 준비한 이야기가 관객들에게 잘 전달되었을 때의 기쁨의 순간이, 열심히 작업하게 되는 동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Q : 작품을 만들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가 있다면?
A : 작품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대비되는 표현입니다. 이러한 표현은 저희의 첫 번째 작품인 야광귀에도 잘 드러나있습니다.
야광귀는 이매, 비비, 야광귀 세 등장인물이 나와 관객의 신발을 가져간 야광귀를 설득해 신발을 돌려준다는 가볍고 유쾌한 이야기 흐름을 가지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괴물보다 더욱 괴물같은 사람들의 욕심’에 대해 그리고 있습니다. 이렇듯 대비되는 표현을 통해 하나의 이야기를 다양한 관점으로 볼 수 있도록 새로운 시각을 제시합니다.
▲ '세상만물 이야기꾼 : 빈빈정' 오승빈 팀원 (사진=빈빈정 제공) © 정재원 기자
|
Q : 현재 준비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나요?
A : 그 동안은 오승빈 팀원의 군복무로 인해 ‘빈정’으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정식적인 활동을 이어갈 수 없었기에, 각자의 위치에서 다양한 전통예술을 학습하고, 자료를 수집하고, 가끔의 회의를 통해 이야기를 모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올해 12월, 오승빈 팀원이 군복무에 마침표를 찍게 됩니다.
2025년부터는 드디어 세 명이 모두 모이게 된 기쁜 마음으로, ‘빈빈정’ 완전체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2025년 프로젝트로는 1시간짜리 빈빈정의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노래, 연주, 춤 모두 융합된 종합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Q : 10년 후 세상만물 이야기꾼 빈빈정의 모습은 어떨 것 같나요?
A :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기 이전에는 각자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있습니다. 빈빈정은 앞으로 10년동안도 열심히 학습하고, 경험하며 다채로운 각자의 이야기를 만들 것입니다. 또한, 빈빈정의 이름으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겠죠.
10년 뒤, 각 팀원의 개성은 더 강해져있을 것입니다. 각자의 이야기를 모아 이야기를 만들면, 또 다양한 관점의 이야기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빈빈정의 이야기로 책 한 권을 만들 수 있을 때까지, 이야기를 만드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 '세상만물 이야기꾼 : 빈빈정' 단체 프로필 (사진=빈빈정 제공) © 정재원 기자
|
Q : 마지막으로 미래 잠재적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신가요?
A : 저희의 이야기가 여러분들의 인생에 하나의 이야기로 남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앞으로 빈빈정의 이야기에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함께 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세상만물 이야기꾼, 빈빈정이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빈빈정은 전통예술을 통해 잊혀져 가는 이야기들을 현대적인 시각으로 되살리고, 그 안에 담긴 메시지를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그들의 혁신적인 접근은 전통과 현대를 잇는 중요한 역할을 하며, 앞으로도 전통 예술의 다양한 가능성을 탐구하는 여정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빈빈정의 이야기가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주고, 예술적 경계를 넘어서는 창조적인 발걸음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