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신문사 대표기자 김태민]이번 전시는 한국의 전통 판소리인 수궁가를 주제로 하고, 그 요소들을 해체하고 재구성하여 새로운 작품으로 만든 사운드 아트 전시입니다.
건축을 전공했던 사운드 아티스트인 김예슬은 2022년부터 '소리로 공간을 만드는' 작업을 해왔습니다. 이 작품에서 수궁가의 멜로디와 이야기는 알고리즘에 의해 조각나고, 처리되고, 재조합되어, 소리로 지어진 꿈꾸는 듯 새로운 수중 궁전을 만들어 관객이 탐험할 수 있게 합니다.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Jacques Derrida)가 말했듯이, 단어와 문장은 그것을 둘러싼 다른 단어와 문장과의 관계 속에서만 의미를 갖습니다. 작가는 수궁가의 오래된 이야기를 조각으로 나누고, 알고리즘을 통해 그 조각들을 예상치 못한 시간, 순서, 위치에 놓아 새롭게 재조합합니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작가는 새로운 관계에 의한 새로운 의미가 만들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하고, 오랜 한국 민속의 비옥한 토양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자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또한 이 작업을 통해, 관객이 듣는 소리의 연속선 중 어느 한 순간도 똑같이 반복되지 않고, 오히려 자연스럽고 유기적인 흐름을 만들어냅니다. 관객들이 전시장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소리 속에 자유로이 잠겨, 상상의 물 속에 부유하며, 어머니 자궁 속의 아이처럼 경이로움에 가득 찬 경험을 할 수 있길 바랍니다.
김태민기자 gugakpaper@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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